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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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20년 만에 다시 찾은 이탈리아, 행운을 듬뿍 받고 오다_양소영 팀장님과 함께한 여행
yhjeo***
2025-06-02

20년 만의 재회, 이탈리아에서 다시 피어난 우리의 시간

 

  스무 해의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우리도, 세상도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여전히 눈부시고, 풍요롭고, 사람의 마음을 붙잡았다. 프랑스와 스위스를 거쳐 로마만 스쳐 지나갔던 그 시절의 아쉬움을 안고, 이번에는 이탈리아를 남북으로 완전 일주하며 새로운 추억을 가슴 깊이 새겨왔다.

  이번 여행은 3월 초, 여행 전문 플랫폼 ‘여행이지’를 통해 예약하면서 시작되었다. 돌로미테 알프스를 품은 특별한 일정, 밀라노 인–밀리오 아웃의 편리한 대한항공 국적기라는 요소는 망설임 없는 선택을 이끌었다.

 

피렌체, 르네상스의 숨결이 머무는 도시

 여행 첫날, 하늘은 우리의 설렘을 비로 적셨다. 하지만 피렌체는 비마저도 예술처럼 느끼게 하는 도시다. 두오모 성당, 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꽃의 성모마리아)’ 대성당이다. 붉은 돔이 인상적인 건축물로 브루넬레스키의 천재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성당 앞에 서면,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 시간마저 멈춘다.

 시뇨리아 광장은 도시의 중심이자 예술의 야외 전시장이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복제품이 광장을 지키고 있고, 곳곳에 르네상스 시대 조각들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아르노 강 위에 놓인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다리는 낭만 그 자체. 푸치니의 오페라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에 등장하는 그 다리를 눈앞에서 마주했을 때, 오랜 감성이 살아났다. 노래 속 주인공처럼 이 다리 위에서 사랑을 위해 울고 웃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로마, 영원의 도시에서 만난 축복

 로마는 모든 길이 향하는 곳. 우리 일행은 3대의 미니밴으로 나뉘어 도시의 핵심을 짚어보았다. 가장 먼저 찾은 콜로세움은 고대 로마의 잔혹함과 영광을 동시에 품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었다. 검투사들의 숨결이 아직도 어딘가 남아 있는 듯한 느낌. 그 옆 포로 로마노는 한때 제국의 심장이 뛰던 곳이다.

 

 사진= 로마 포로 로마노

 

  트레비 분수에선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다. 관광객들이 하루에도 많은 액수의 동전을 던진다고 가이드 다비드는 말했다. 예전에 우리도 동전을 던졌지만, 이번에는 분수 근처에서 젤라토만 사 먹고 왔다. 스페인 계단 위에서는 도시의 분주함과 여유가 동시에 보였다. 판테온의 거대한 돔 아래에선 신과 인간,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듯한 경험이었다.

 

  사진= 로마 트레비 분수 근처에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바티칸.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이번 2025년은 50년에 한 번 돌아오는 가톨릭 ‘희년’으로, 로마를 찾는 순례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는 운 좋게도 한 시간 대기 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입장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25년 만에 열린 천국의 문을 직접 통과하는 축복을 받았다. 게다가 돌아 나오는 길에  유흥식 추기경님을 만나서 사진도 함께 찍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다. 마치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았다.

 

 사진= 25년만에 열린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의 ‘천국의 문’으로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 고개를 들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인간의 손이 만든 경이로움 앞에서 경건해질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 장소의 의미를 되새기니 더욱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남부 이탈리아 – 삶과 시간이 빚어낸 절경

남쪽으로 내려가며 이탈리아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폼페이에서는 베수비오 화산의 분노 앞에 멈춰버린 시간과 마주했다. 2천 년 전의 일상이 유적 사이에서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그 길 위를 걷는 것만으로도 역사와 시간 속에 발을 담근 듯했다.

 

사진=베수비호 화산이 보이는 소렌토 해안에서

 

  아말피 해안은 마치 그림엽서를 실시간으로 펼쳐보는 듯했다. 푸른 바다와 절벽 위 마을들이 이루는 조화는 절로 숨을 멎게 했다. 포지타노와 아말피의 다채로운 건물들과 소렌토, 카프리섬의 우아한 풍경은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을 남겼다. 특히 카프리의 아우구스토 정원에서 내려다 보는 푸른 바다는 환상적이었다.

 

사진=아말피 해안 도로에서

 

사진= 아말피 해안에 있는 아름다운 포지타노

 

알베로벨로에서는 동화 속 마을 같은 트룰리(Trulli) 가옥들이 반겨주었다. 원뿔 모양의 동그란 지붕을 가진 마을 풍경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이어 방문한 마테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석회암 바위에 파낸 동굴 주거지. 그 신비로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사진=알베로벨로의 석회암 원추형 지붕의 트룰리 마을

 

베니스와 돌로미테-물 위의 낭만과 구름 속의 산맥

 아드리아해의 보석 베네치아! 베니스라고도 한다. 베니스에서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여행이 이어졌다. 산 마르코 광장의 비둘기 떼, 산 마르코 성당의 황금빛 모자이크, 곤돌라를 타고 누비는 대운하(Grand Canal), 이 모두가 베니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낭만이었다. 베니스에 철도역이 설치되어 취리히, 뮌헨, 빈으로 향하는 국제 열차도 운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수십 년 뒤 물속에 가라앉아 도시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는 말에 슬픈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대하던 돌로미테(Dolomiti). 아쉽게도 비와 안개로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redo)’의 모습은 끝내 보지 못했다. 

 

사진=돌로미테를 자전거로 라이딩하는 사람들이 보였다(사진 제공= L 사진 작가)

 

그러나 미주리나 호수(Lago di Misurina)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바위 산과 아름다운 호수 주변의 모습이 내 마음을 감쌌다. 트레 치메는 끝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자연이 허락해야만 우리가 볼 수 있다는 어느 여행 가이드의 말이 실감났다.

 동행한 사진작가인 L씨는 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 단체 카톡에 올려,  오래도록 추억을 간직하도록 만들어주었다. 

사진=돌로미테에 있는 가장 큰 자연 호수인 미주리나 호수. 건물 뒤 구름 속에 우리가 보고 싶었던 ‘트레 치메’가 있다(사진 제공= L 사진 작가)

 

사진=미주리나 호수 전경. 호수 주변에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다(사진 제공 = L 사진 작가)

 

베로나 – 사랑과 역사, 두 얼굴의 도시

 여행의 마지막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 베로나였다. ‘줄리엣의 발코니’로 유명한 줄리엣의 집은 여전히 사랑의 메시지로 가득했고, 그 너머 2천 년 된 ‘아레나(원형극장)’는 또 하나의 감탄을 자아냈다. 로마 콜로세움보다 작지만 더 온전한 이 건축물은 현재도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었다.

 

여행의 끝, 그러나 감동은 여전하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다. 기억을 복원하고, 새로운 감정을 채우고, 삶을 다시 정돈하는 여정이었다. 시간과 문화,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탈리아는 변함없이 우리를 품어주는 너그러움으로 가득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는 ‘보는 나라’가 아니라 ‘느끼는 나라’라고. 그리고 그 느낌은, 평생을 두고도 다시 꺼내보고 싶은 귀한 선물로 남는다.

 

양소영 팀장과 함께

이 모든 여정에는 인천 공항부터 양소영 팀장이 함께했다. 그녀가 있었기에, 이 여행은 완벽했다. 여행에서 길을 안내하는 이가 있다는 것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를 곁에 둔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진짜 여행은, 그 여정을 함께 걷는 사람에 따라 그 깊이와 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이탈리아 완전 일주 여행에서 우리는 그런 ‘차이를 만드는 사람’을 만났다. 바로, 인천공항에서부터 밀라노까지 전 일정을 이끈 인솔자이자 가이드인 양소영 팀장님이었다.

 그녀는 단순한 안내자가 아니었다.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현지인과 막힘없이 소통하고, 식당 예약부터 호텔 체크인까지 일정을 매끄럽게 풀어내는 모습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진가는 그 너머에서 드러났다. 이동 중 차 안에서 들려주는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사회, 그리고 경제까지—그 모든 이야기는 단순한 설명이 아닌, 지식과 경험이 곁들어진 깊이 있는 해설이었다.

 “지금 여러분이 지나고 있는 이 도시가 바로 르네상스를 이끈 토스카나 지역의 중심입니다. 메디치 가문 이야기를 잠깐 들어볼까요?”

 그녀의 말은 언제나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소 피곤할 법한 긴 이동 시간도, 그녀의 설명이 시작되면 일종의 작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흥미로움에 빠져들곤 했다. 미켈란젤로, 단테 등 그녀의 입을 통해 이탈리아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살아 있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진정 특별했던 이유는 지식만이 아니었다.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컨디션과 표정에 늘 눈을 두었고, 일정과 현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일정을 조정하며 '사람'을 중심에 둔 여행을 만들어갔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오 솔레미오’, ‘로미오 & 줄리엣 ost’ 등 여행 장소와 관계되는 음악을 들려주며 여행의 의미를 더했다. 그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신청한 한국의 가요나 팝 음악까지 즉석에서 틀어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며 지루함을 들어 주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단순한 여행 가이드를 넘어, 한 사람의 따뜻한 리더이자 배려 깊은 동행자를 보았다.

 돌이켜보면, 이 여정 속 수많은 감동과 기억들은 단순히 이탈리아가 아름다워서만은 아니었다. 그 모든 순간이 원활하고 아름답게 흘러갈 수 있었던 건,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심하게 우리를 이끈 한 사람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누군가 내게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곳을 누구와 함께했는지. 그리고 우리를 어떻게 이끌어 주었는지가 전부였다고요. 그녀가 있었기에, 이 여행은 완벽했습니다.”

 

  • 현지 가이드 다비드
  • 로마 일정부터 남부 여행 5일 동안 함께한 현지 가이드인 다비드 님(본명: 홍승현)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잘생긴 외모에 유머있는 말 솜씨로 남부 여행 내내  여행 안내를 하며 우리 일행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딸 2명과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다복한 가정의 아빠이기도 하다.  이태리로 유학을 가서 현지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래서 누구보다 이태리 현지 사정에 박식했다. 종종 프라이빗 한 얘기로 우리 일행의 다수를 차지한 여성 관광객의 여심을 흔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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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꿈꾸는 대로 펼쳐진다

 

부부 5팀, 모녀 3팀, 자매 1팀, 친구 1팀. 이렇게 우리 일행 20명은 드림팀을 이루었다. 여행에는 저마다의 꿈이 담겨 있다. 꿈꾸는 대로 펼쳐진 여행이 되었을 줄 믿으며, 아름다운 여정을 함께한 다른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