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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를 말하다

VOL.16  베네치아가 물의 도시가 되기까지
2023-02-28

 

[CULTURE]

베네치아가 물의 도시가 되기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유럽여행 #유럽역사

 

▲ 베네치아의 유명 관광지, 리알토 다리

 

이탈리아에서도 늘 인기 순위권에 들어오는 관광도시 베네치아. 바다 위의 도시, 수상 도시, 운하의 도시 등 다양한 별명을 지닌 가운데, 가장 어울리는 것은 아마도 ‘물의 도시’일 것이다. 섬 중앙을 가로지르는 대운하와 건물과 건물 사이를 흐르는 크고 작은 수로들, 곤돌라와 건물과 건물, 땅과 땅을 이어지는 수없이 많은 다리들. 육지를 달리는 차 대신 수상버스가 대중교통이 되어주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로맨틱한 도시.

 

베네치아는 건물과 섬을 이어주는 길이 미로처럼 엮여 있어 길을 잃기 쉽다. 그러나 길을 잃었다고 해서 좌절하는 이들은 없다. 걸을 때마다 새롭게 나타나는 풍경에 계속해서 감탄하고 감탄할 뿐. 12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 도시에도 기나긴 역사의 굴곡이 있었다. 

 

▲ 물가에 세워 둔 곤돌라

 

베네치아는 원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5-6세기경 서로마제국이 무너졌다. 이탈리아에는 랑고바르드족, 훈족 등 이민족들이 침략했고, 작은 어촌마을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침략자를 피해 동로마제국의 땅이었던 베네치아 섬으로 가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물의 도시가 된 베네치아의 시작이다.

 

물론 처음부터 지금의 규모였던 것은 아니다. 7세기 말이 되면서 베네치아는 무역의 중심지가 될 정도로 번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민족들은 이탈리아 본토를 침략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고향 땅을 버리고 도망쳤다. 베네치아는 침략자를 피해 들어온 난민들을 모두 받아들였다. 사람 수가 늘었으니 당연히 땅도, 건물도 더 필요했다. 늘어나는 사람 수만큼 섬을 간척해 도시의 크기를 넓혀갔다. 그렇게 베네치아는 마을에서 도시가 될 수 있었다.

 

▲ 베네치아의 풍경

 

도시에 풍기는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듯, 이곳이 그저 난민이 모여서 살게 된 큰 도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산 마르코 대성당과 종탑, 두칼레 궁전, 비잔틴, 고딕, 르네상스 등 다양한 건축양식으로 지은 건물들과 섬세하게 만든 리알토 다리 등. 이 유명한 관광지만 보아도 이곳이 과거에는 꽤 부유했음을 알 수 있다.

 

베네치아는 바다 위에 지어진 도시라서 다른 항구도시보다 무역이 수월했다. 그 수입으로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작았던 어촌 마을이 부를 축적한 도시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13세기가 되어서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고. 이때 베네치아 인구는 약 20만 명이었다. 

 

중세 말에 지중해 무역의 중심이 있었던 베네치아, 그 영원할 것 같았던 부와 명예, 경제력은 근대에 들어가면서 힘을 잃었다. 역사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베네치아는 피해가지 못했다. 프랑스 혁명과 포르투갈의 인도항 발견 등 크고 작은 역사 속에서 정점을 찍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된 베네치아는 상업 강국에서 내려와 관광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여러 개의 섬이 만들어낸 색다른 도시의 분위기는 중세에서도 유명한 관광지가 될 수 있었던 것. 그러니 이때부터 만들어진 베네치아의 풍경이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 멀리서 본 베네치아 도시
 

지금도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본토와 다리 하나로만 연결되어 있다. 도시로 들어가기 위해 기차를 타는 순간부터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 역사를 딛고 선 오래된 건물들. 눈앞에 펼쳐지는 활기 넘치는 베네치아의 풍경은 여행자에게 설렘을 주기 너무나도 충분하다. 바퀴가 달린 대중교통 대신 대운하를 가로지르는 수상버스를 타고 언제 어디서나 흘러오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여행을 즐기게 된다. 그저 물가에 앉아서 수없이 지나가는 배와 곤돌라를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곳, 베네치아다.

 

여행이지 추천

베네치아는 길을 잃기 정말 쉽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많고, 그마저도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다리라도 건너면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길을 잃거나 현재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땐 노란색 표지판을 찾을 것. 베네치아에는 건물 모서리 벽면에 노란색 표지판을 걸어 놓았는데, 유명 관광지로 향하는 길을 알려준다. 일단 관광지에 가게 되면 그다음 길을 찾는 것은 한결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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